감나무
by rachel 82 2023. 10. 14. 07:15
발코니 화분에
작은 감나무 한 그루
내 유년이 자란다
연푸른 잎이
빨갛게 되었는데
소쩍새는 언제 오려나
머언날
멍석위에
감나무 그림자 드리워지면
함지박에 식어진 보리밥
찬물 푹푹 말아
풋고추 된장 찍어 배불리고
감나무 위 소쩍새가
밤을 울리면
목이 가늘어진 소녀는
가슴을 앓았다
오늘도 소쩍새는 울고 있다
소녀의 가슴 깊은 골짜기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