감나무와 소쩍새
by rachel 82 2023. 10. 20. 09:37
소쩍새
감이 발그레한 얼굴을 내밀면 김현자 2023-2
아득한 산하리 마을
초가집을 지키는 감나무
한번도 보지 못한 소쩍새는
언제나 감나무 위에서 울고만 있었다
소쩍새 울음은
할머니 무릎 베고 들은 자장가 였으며
열일곱 소녀의 슬픈 노래였다
소쩍 소쩍
그 울음소리에
첫사랑이 있고
시와 그리움과 기다림이 있었다
꿈속에서도 그 자리에 있던 감나무
어느날
감나무와 함께 사라진 소쩍새 울음은
먼 소녀의 애환이었다